본태박물관~안도 타다오 씨의 건축과 일본발 현대아트, 그리고 본태의 정신

2020/9/22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제주에서 근무한 이세끼 요시야스 전 총영사가 제주의 다양한 장소와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연재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제주와 일본의 깊은 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세끼 요시야스 총영사는 서귀포시에 있는 ‘본태박물관’을 방문해 이 박물관 노현호 실장으로부터 건물과 전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안도 타다오 씨가 건축설계한 제주의 본태박물관

 ‘본태박물관’은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 씨가 오사카와 제주를 빈번히 오가면서 지은 건물에, 위의 사진과 같은 구사마 야요이(草間彌生) 씨의 유명한 작품인 ‘호박’을 비롯한 현대아트와 함께, 한국의 전통 민예품과 불상·불교용품 등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주의 한라산 남쪽 기슭 자연 속에 위치하고 있어, 남쪽의 햇살을 받으며 바다를 바라보면서, 완벽히 주변과 조화를 이룬 안도 타다오 씨의 건축공간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공간 내부의 전시도 아주 충실합니다.
 

‘본태’라는 명칭에 담겨진 의미

 박물관의 명칭인 ‘본태(本態)’라는 것은 사물 본래의 형태라는 의미로, 한국 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본연의 문화인 민예품에 대해 더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일찍이 일본에서 민예운동을 일으킨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 1889~1961) 씨는, 당시 조선의 민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보존을 위해 노력하였던 것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본태’의 정신은 야나기 무네요시 씨의 정신을 현대 제주에서 계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느꼈습니다.

 제주가 한국의 대표 관광지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일본인 건축가·아티스트도 소개하고 있는 이 박물관을 한국 내외에서 많은 분들이 찾는다는 것은, 물론 일본총영사관으로서 고마운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본태’의 정신이 있기에 일본과 깊은 인연을 가진 제주에 어울리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문 관련 사진


△안도 타다오 씨의 건축을 상징하는 노출 콘크리트와 물, 한국 전통의 담, 그리고 주위의 자연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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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씨의 대표작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 상설 전시된 곳은 세계적으로도 많이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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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또 한 사람, 제주도의 자매도시 아오모리현(青森県)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 씨의 ‘Doggy Radio’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한국 출신의 미국인 아티스트 故 백남준 작가의 작품도 몇 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비디오 아트의 개척자로 알려진 백남준 작가는 도쿄대학 문학부에서 수학하고, 일본인 미술가 구보타 세이코(久保田成子) 씨와 결혼하는 등, 일본과의 인연도 깊은 인물입니다. 소니의 브라운관 TV 모니터를 이용한 작품들이 알려져 있는데, 브라운관 TV 모니터가 생산되지 않게 된 오늘날, 작품을 어떻게 유지해 갈 것인지는 미술 복원계 전체로서도 종종 논의가 이루어지는 논점이 되고 있는데, 본태박물관으로서도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 대응하고 있다고 합니다(참고로 브라운관의 화면 속에서 살아있는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는 작품 「Sonatine for goldfish」의 금붕어에 관해서는, 앞에 있는 정원 연못에서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백남준 작가와 친분이 있어 공동으로 퍼포먼스를 진행한 현대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씨는 1984년 발매한 앨범 「음악도감」에 수록되어 있는 「A TRIBUTE TO N.J.P.」라는 곡을 만들었고, 또한 백남준 작가가 2006년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tribute to Nam June Paik」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사진제공:본태박물관)


△한국의 민예품 전시 방법에 대해서도 안도 타다오 씨의 콘셉트를 반영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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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베개를 이렇게 진열하여 전시하다니…. 민예품이 지닌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내는 훌륭한 전시기법입니다.(사진제공:본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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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너머로 바라보는 안도 타다오 씨가 설계한 박물관. 박물관에서 연못 너머로 한라산 자락, 그리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연못에서 박물관을 바라보아도 건물이 얼마나 한라산 남쪽 기슭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연못에는 들새도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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