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주는 ‘온천’도 일본과의 인연이 있음!~많지는 않지만 반짝이는 매력이 넘치는 제주의 3개 온천

2022/6/28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제주에서 근무한 이세끼 요시야스 전 총영사가 제주의 다양한 장소와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연재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제주와 일본의 깊은 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注)코로나19 감염 상황 등의 사정으로 시설마다 영업 상황 등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방문 시에는 사전에 다시 한번 확인하시고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활화산 한라산을 품고 있는 화산섬 제주도. 일본인으로서는 화산이라고 하면 역시 온천!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제주도에는 자연적으로 온천수가 용출되는 곳은 없습니다. (1)섬 전체가 물을 통과시키기 쉬운 화산암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지하수는 그렇다 치고 지표수가 부족한, 다시 말해 ‘끓여질 물이 없다’는 것에 더해, (2)해양판과 대륙판의 경계상에 있어서 마그마가 비교적 얕은 심도에 있는 일본열도에 비해, 제주는 마그마의 심도가 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반대로 말하면 지하에는 물도 마그마도 있기 때문에 굴착하기만 하면 온천수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됩니다. 한국온천협회에 따르면 제주도에는 이렇게 굴착해서 발견한 원천으로 온천이용허가를 받은 시설이 4곳(2022년 3월 현재)이 있고, 더 자세히 보면 이 중 3개 시설은 일본과도 뭔가 조금씩은 인연이 있음!이라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3곳을 함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주도의 온천 1 : ‘SK핀크스 온천’


 
 한라산 남서측 경사면, 지금껏 총영사관 홈페이지에서도 소개해 왔던 건축가 故 이타미 준(伊丹潤) 씨가 설계한 ‘포도호텔’과 ‘핀크스 골프클럽하우스’. 실은 이 시설들에는 온천수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 건물들을 이타미 준 씨에게 발주한 고베(神戸)에 거주하는 재일제주인 사업가 분은 건축물 뿐만 아니라 온천에 관해서도 강한 집념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화산섬 제주에서는 깊이 굴착하기만 하면 반드시 온천수가 나온다고 하여, 계속 굴착해 내려간 것이 지하 2001.3m. 드디어 원천수 갱내 온도 72도, 용출 온도 42.2도의 온천을 굴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참고로 온천 대국으로 굴착 온천도 많은 일본에서조차 2000m가 넘는 대심도 굴착으로 찾아낸 원천을 찾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굴착한 만큼의 보람이 있었습니다. 굴착해 나온 원천수는 피부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운 약알칼리성이면서 목욕에 적당한 온도인데 더해, 풍부하게 함유된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의 알칼리 토금속과 탄산수소 이온에 의해 온천수 자체가 우윳빛깔로 빛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욕조나 온천수관에는 하얀 석회질 온천 침전물이 붙어 있으며, 욕조 바닥에도 새하얀 온천 성분이 대량으로 침전하는 수질입니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희미한 유황 냄새도 감돌고, 피부에 닿는 느낌도 매끄러워 매우 훌륭한 입욕감. 한국의 다른 지방 온천시설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화산 유래임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온천수입니다.
 
 이 온천탕은 ‘포도호텔’의 각 객실의 욕실에도 공급되고 있고(위 사진 중 맨 하단 사진의 히노키(편백나무) 욕조는 한실 각 객실에 설치되어 있는 일본에서 들여온 히노키 욕조), ‘핀크스 골프클럽하우스’에서는 골프를 친 후 노천탕(좌측 상단)에서 온천욕이 가능하고, 숙박시설 ‘디 아넥스’(우측 상단)에서는 당일치기 온천 이용도 가능합니다(단, 모든 시설은 코로나19 감염 상황 등에 변경 가능). 그 외에도 이타미 준 씨가 거주동으로 설계한 타운하우스 ‘비오토피아’에도 온천수관이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히노키 욕조와 노천탕에서 우유빛깔의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마치 일본에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합니다. 온천탕에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일본을 느낄 수 있다니, 역시 제주의 온천입니다….
 

제주도의 온천 2 : ‘산방산 탄산온천’


 
 제주도 남서쪽 해안가 부근 제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지층으로 형성되어 있는 산방산. 그 기슭에 당일치기 온천 이용이 가능한 ‘산방산 탄산온천’이 있습니다.
 넓은 욕실 한쪽에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욕조. 자세히 보면 욕조 안쪽은 이끼가 끼어 있고, 온천수 표면에는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588m를 굴착해 나온 원천수 온도 31도의 탄산천을 그대로 투입한 원천탕 욕조입니다. 원천 그대로의 탄산온천은 처음에는 시원하다고 느끼지만, 10~ 20분 정도 몸을 담그고 있으면 탄산에 의한 혈관 확장 효과로 점점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또한 전신의 피부는 마치 알이 붙어 있는 다시마처럼 거품투성이. 그것도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도 이름을 쓸 수 있을 만큼 촘촘하고 매끄러운 거품입니다.
 
 물론 뜨겁게 가열한 온천수를 넣은 열탕도 있지만, 탄산 성분은 가열하면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낮은 원천수 온도 그대로 온천욕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게다가 이끼가 살 수 있을 만큼 깨끗한 원천. 일본에도 오이타현(大分県)의 나가유온천(長湯温泉) 주변이나 고베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온천 대중목욕탕 등등 온천수도 온천수 관리도 잘 되어 있는 탄산온천 시설은 있지만, 설마 제주도에서 온천수도 온천수 관리도 이렇게 훌륭한 탄산온천을 경험할 수 있을 줄이야…라고 감동해서, 이 시설을 경영하고 계신 양춘석 회장님께 여쭤보았더니, 원래 이 온천 시설은 일본인 투자가에 의해 개발이 착수된 것을 양 회장님께서 이어받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끼가 끼는 정도로 깔끔한 온천수의 욕조는 역시 좀처럼 볼 수 없어서, 간혹 손님들이 오히려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 멋진 원천탕을 앞으로도 부디 소중하게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도의 온천 3 : ‘부림온천’


 
 이번에 원천 3곳 중 대미를 장식하는 곳은 신제주의 시가지에 위치한 ‘부림온천’. 실은 다른 2곳과는 달리 일본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 총영사관에서 가깝고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있어서 낯이 익은 데다, 제주공항에서도 가까워서 관광객분들에게도 편리하다는 등의 이유로, 인연이 있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 온천을 경영하시는 여문섭 회장님께서 1002m를 굴착해 찾아낸 원천수 온도 25.8도의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온천욕을 하기에는 온도가 낮기 때문에 욕조에는 가열한 온천수를 채워 넣고 있는데,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온천법’으로 25도 이상의 지하수는 온천수라는 정의에 부합합니다. 무색투명하여 언뜻 보기에는 특별함이 없는 원천수로 보이지만, 이 온천 시설은 시가지에 있으면서도 바로 배후에 푸른 나무로 뒤덮인 숲과 오름. 이 오름에서 온 수맥으로 매우 깨끗한 수질이라 생수 목욕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야~, 이런 온천이 근처에 있어서 행복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제주의 온천도 일본의 온천도

 이상, 일본과의 인연도 예사롭지 않은 제주도의 3개 온천의 원천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제주도의 온천은 수는 많지 않지만, 각각 반짝이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아직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못하고 있는 요즘, 제주도민 여러분으로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일본 온천에 꼭 가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합니다. 제주의 여러분도 일본의 여러분도 어느 쪽 온천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새삼 실감했습니다.
 

관련사진


(스카유온천 사진제공 : 아오모리현 서울사무소)
△그런 마음으로 제주도와 인연이 있는 일본 각 지방의 온천도 소개합니다! 먼저, 제주도의 자매도시 아오모리현(青森県). 온천도 큰 매력 중 하나로 현내 각지에 유명한 온천이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핫코다산(八甲田) 산속, 일본 국민보양온천 제1호로 지정된 ‘히바센닌부로’(ヒバ千人風呂)로도 유명한 스카유온천(酸ヶ湯温泉). 또 한곳 ‘칠머리당영등굿’ 기사에 소개한 레이죠 오소레잔(霊場恐山)에 있는 절 경내에 유황천의 공동 온천욕장이 있어, 참배객이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오른쪽).
 

(가무이왓카노유  및 노보리베츠온천 노천족탕 사진제공 : 홋카이도 서울사무소)
△제주도와 우호협력도시 관계인 홋카이도(北海道). 넓기도 하고 온천 숫자도 일본의 도도부현(都道府県)에서 가장 많아 매력도 다양하기 때문에, 도저히 모두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홋카이도라고 하면 대자연. 여기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는 온천, 산의 절경을 즐기는 온천, 호숫가에 있는 온천, 강 그 자체가 온천이라고 하는 거친 자연 속 온천을 소개합니다. 사진이 작아져서 죄송하지만, 좌측 상단에서 우측으로 구나시리토(国後島)섬을 바라보는 시레토코반도(知床半島)의 세세키온천(セセキ温泉), 하코다테(函館) 근교의 미즈나시카이힌온천(水無海浜温泉), 드라마에서 여배우 미야자와 리에(宮沢りえ) 씨가 온천욕을 한 것으로 유명한 ‘후키아게 노천탕’(吹上露天の湯), 다음 단의 굿샤료코(屈斜路湖) 호숫가의 게이게츠온천(桂月の湯), 시코쓰 호수(支笏湖)와 인접한 마루코마온천(丸駒温泉), 시레토고반도의 온천 강 ‘가무이왓카노유’(カムイワッカの湯), 그리고 세로 사진은 좌측부터 노보리베츠온천(登別温泉)에 있는 천연 온천수가 흐르는 노천족탕과 이시카리산지(石狩山地)의 절경을 전망하는 도카치다케온천(十勝岳温泉)입니다.
 

△제주도와 우호협력도시 관계인 시즈오카현(静岡県)도 이즈반도(伊豆半島)를 중심으로 많은 온천이 있고, 온천 숙박시설의 수가 일본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아타미온천(熱海温泉)과 유가노온천(湯ヶ野温泉)을 소개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넓게 태평양을 바라보는 노천탕 홋카와온천(北川温泉)의 구로네이와부로(黒根岩風呂)(왼쪽)과 노벨문학상 수장자인 문호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와도 인연이 깊은 이즈의 산속 온천지인 유가시마온천(湯ヶ島温泉)의 공동욕탕인 ‘가지카노유’(河鹿の湯)의 언뜻 보기에도 깨끗한 온천수입니다(오른쪽).
 

(벳푸시 전경 사진제공 : 벳푸시)
△제주시와 우호도시 관계인 오이타현(大分県) 벳푸시(別府市). 일부러 소개할 필요도 없겠지만, 오이타현은 원천의 수로도 온천의 용출량에서도 일본 제일을 자랑하는 ‘온천현’. 그 중에서 벳푸시는 세계적으로도 미국 옐로스톤에 이어 제2위의 온천 용출량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일본 온천의 수도적 존재, 泉都입니다. 제주의 관광업계 종사자 분들이 관광업 발전에 참고해 왔다는 것에 더해, 양국 정상회담이 1996년 6월에는 제주에서, 1997년 1월에는 벳푸에서 연속적으로 개최되었다는 인연도 있었습니다. 사진은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벳푸 시내의 모습(왼쪽), 시내에서 산 쪽에 있는 온천에서 찐 푸딩이 맛있기로도 유명한 벳푸핫토(別府八湯) 중 하나인 묘반온천(明礬温泉)(가운데),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여 국가지정 등록유형문화재이기도 한 공동욕탕인 다케가와라온천(竹瓦温泉)(오른쪽)입니다.
 

관련기사

・제주도 지질공원~땅밑까지 도달한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
https://www.jeju.kr.emb-japan.go.jp/itpr_ko/11_000001_00436.html
 
・재일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의 작품군(포도호텔, 방주교회, 핀크스 골프클럽하우스 등)~일본에서 건너온 제주도의 ‘풍토 건축’
https://www.jeju.kr.emb-japan.go.jp/itpr_ko/11_000001_002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