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먹거리 vol.2 말고기~한국에서 제주만 있는 향토요리는 도대체 어떤 요리로?
2021/5/28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제주에서 근무한 이세끼 요시야스 전 총영사가 제주의 다양한 장소와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연재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제주와 일본의 깊은 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먹을 수 있지만 한국 본토(육지)에서는 그다지 접할 수 없는 식자재가 제주에는 꽤 있습니다. 제주의 여러분과 함께 제주와 일본과의 식문화의 연관성을 찾으면서 이러한 식자재가 제주에서는 도대체 어떠한 음식으로 바뀌는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제 2탄. 이번에는 ‘말고기’. 일본에서는 규슈(九州)와 도호쿠(東北), 나가노(長野)현 등을 중심으로 친숙한 식자재로, 최근에는 고깃집에서 말고기 육회도 자주 접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자재입니다. 제주에서는 13~14세기경 약 1세기에 걸쳐 원나라의 지배를 받았던 당시, 본격적으로 목장에서 대규모 사육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조선 왕조 시대에도 많은 목장이 만들어졌는데, 그러한 역사 속에서 말고기를 이용한 음식 문화도 꾸준히 발전해 온 것 같습니다. 주로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조랑말’로 불리는 제주의 재래종. 어깨높이가 110cm 정도의 몸채가 작은 종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라산 중턱의 제주마방목지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조랑말. 귀엽기도 하지만 맛이 있을 것 같다…고도, 맛이 없을 것 같다고도 할 수 없네요….

이세끼 요시야스 총영사가 방문한 곳은 제주시 구시가지에 위치한 말고기 요리 전문점 ‘한라산 조랑말’.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맛집으로, 매주 목요일에 새로운 말고기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와카야마(和歌山)와 벳부(別府)를 비롯한 일본의 각 지방도시와의 교류에 온 힘을 다해 오신 제주도한일친선협회 명예회장님이신 강재업 삼영교통 회장님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강재업 회장님 말씀에 의하면 “조랑말이 아니면 말고기는 맛이 없다”고 합니다.
제주의 말고기 코스요리 1 ‘말 사시미’

△일단 ‘말 사시미’부터. 생간, 사시미, 초밥의 3종 모듬입니다. 생간은 기름장에 찍어 먹습니다. 사시미는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있습니다만, 제주에서는 생강과 찰떡궁합이라고 알려져 있어서 마늘과 쌈장과 함께 깻잎에 싸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생간은 소의 간과 비교해서 조금 거무칙칙한 느낌의 색상이 특징입니다.
제주의 말고기 코스요리 2 ‘말고기 육회’

△‘말고기 육회’는 일본에서도 친숙하게 느끼시는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사과를 채 썰어서 함께 비벼서 먹는 경우가 많지만, 제주를 포함한 한국에서는 채로 썬 배와 함께 비벼서 먹습니다. 식당에는 단품 메뉴로 말고기 육회 비빔밥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제주의 말고기 코스요리 3 ‘말고기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안심, 등심, 양지의 세 부위가 나왔습니다. 일본에서 마유라고 하면 화상에 바르는 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마유로 스테이크를 굽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안심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너무 부드러워서! 등심과 양지는 기분 좋은 식감과 함께 말고기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면서 더욱 깊은 맛을 맛볼 수 있답니다.
제주의 말고기 코스요리 4 ‘갈비찜’

△스테이크가 메인요리라고 생각하고 맛있게 열심히 먹었는데, 아직도 코스요리는 끝날 줄을 모르고 이어서 갈비찜이 나왔습니다. 이미 배는 불렀지만….
말고기를 대추, 고추, 인삼과 함께 양념이 고기에 스며들도록 오랜 시간 쪄서 만든 요리입니다. 소고기 갈비찜과 비교하면 입 안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은 식감이 특징적. 일본에서 옛날부터 먹었던 콘비프라는 고기를 소금에 절인 통조림의 고급판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주의 말고기 코스요리 5 ‘샤브샤브’

△사시미로 먹은 말 고기를 말뼈 육수에 3번에 걸쳐 샤브샤브하고 야채와 함께 먹습니다.
마무리는 ‘메밀 수제비’

△마지막은 메밀로 만든 수제비로 마무리. 지난번 꿩을 소개하는 기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주도는 한국 최대의 메밀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샤브샤브의 말 뼈 육수에 수제비를 넣고 익어서 떠오르면 먹습니다. 그 소박한 맛이 절묘하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제 몸이라 잘 모르겠지만 온몸 곳곳에 말 향기가 배어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제주를 방문하실 기회가 있다면, 제주의 말고기 요리를 맛보는 것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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