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먹거리 vol.5 메밀~한국에서 ‘메밀’하면, 당연히 제주도!…그렇죠?
2021/10/27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제주에서 근무한 이세끼 요시야스 전 총영사가 제주의 다양한 장소와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연재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제주와 일본의 깊은 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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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곡’의 하나, 관광에도 공헌하는 ‘메밀’
일본어로는 ‘메밀’도 ‘소바’인데, ‘국수’도 ‘멘’(면)이 아니면 ‘소바’라고 부릅니다. 즉, ‘소바’라고 하면 면류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친근한 곡식입니다.화산성 토양으로 쌀농사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진 제주에서도, 메밀은 예로부터 귀중한 곡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제주에 오랜 신화에서도, ‘메밀’은 ‘오곡’의 하나로 여겨져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꿩고기 요리를 먹었을 때도, 말고기 요리를 먹었을 때도, 식사는 메밀요리가 나왔습니다. 제주는 생산면에서도, 특히 2010년 이후에는 거의 매년 한국에서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고, 계절마다 활짝 피는 메밀밭의 하얀 꽃은 제주의 관광자원으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늘 도움을 받고 있는 양문석 제주상공회의소∙제주특별자치도한일친선협회 회장님께 제주의 메밀에 대해 여쭈어 보았더니, 조금 불만스러운 모습. 왜냐하면, 한국의 국어교과서에는 『메밀꽃 필 무렵』이란 강원도의 메밀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수록되어 왔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메밀’이라고 하면 제주가 아니라 강원도라는 이미지가 고착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제주의 메밀요리를 맛보다
회장님의 말씀을 들어 보니, 제주도민으로서, 제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불만이 많으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세끼 요시야스 총영사는 양문석 회장님의 오랜 한(!)을 풀기 위해, 회장님과 함께 제주의 메밀요리를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서귀포시 안덕면 한라산 남쪽 산기슭, 중산간 마을 광평리에 위치한 ‘한라산 아래 첫마을’ 식당. 지역 메밀 농부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근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맛집입니다. 이곳 광평에서 나고 자란 강상민 ‘한라산 아래 첫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님께서 맞이해 주셨습니다.

△이 광평리는 강 대표가 학생 시절까지는 외딴 산골마을이어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기도 힘들었다고 하네요. 마을 대대로 내려오는 메밀덕분에 관광객이 이렇게 많이 찾아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강대표님에 의하면, 아래에 언급하는 내용과 같이 일본과의 교류의 기회 등도 통해서, 식당에서 메밀 가공이나 조리에 관한 연구를 추진해 오셨고, 각종 기계도 일본에서 들여와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제주와 일본의 교류가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형태로 제주의 중산간마을의 경제∙관광 진흥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주의 메밀 수제비 ‘조배기’

△먼저 메밀 수제비를 무와 멸치로 만든 육수로 끓여낸 ‘조배기’. 제주의 전통음식이랍니다.
제주 메밀 만두

△만두는 한국의 다른 지방에서는 주로 밀가루로 만두피를 만들지만, 제주에서는 역시 메밀가루 만두피. 구수한 메밀 향이 은은하게 풍겨서 아주 맛있습니다.
제주 메밀전

△제주에서는 역시 전도 메밀로 만듭니다. 메밀의 구수한 풍미가 끝내줍니다.
제주 메밀의 ‘비비작작면’

△제주의 전통적인 조리법은 분명히 아닌 것 같지만, 이 식당의 특제 메뉴 ‘비비작작면’도 먹어 보았습니다. ‘비비작작’이란 말은 제주 방언으로, 어린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낙서하는 모습을 이르는 의태어인데, 일본에서 ‘갓테동’(勝手丼)을 비빔면판으로 만든 이미지라고 할까요. 메밀 면에 통들깨와 무가 잘 어울립니다.
제주 메밀을 사용한 전통요리 ‘빙떡’

△이 식당의 메뉴에는 없지만, 제주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꼭 팔고 있는 명물이 ‘빙떡’입니다. 메밀가루로 만든 피에 채로 썬 무 등의 채소가 둘둘 말려져 있습니다. 메밀과 무의 소박한 조합을 뜨거운 채로 서서 맛보고 있습니다.
메밀로 술도 만들었네요!

△영농조합에서는, 메밀을 이용한 각종 상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술에 대해서도 제주도내 증류주 업자와 협력하여 메밀 소주를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메밀 특유의 향이 감돌고, 일본의 일반적인 메밀소주와 비교하면 알코올 도수가 40도로 높지만, 맛은 깔끔해서 마시기 쉽습니다.
일본에서 메밀 생산량 최대를 자랑하는 곳은 제주도의 우호협력도시 ‘홋카이도’∼일본과의 교류도 하고 있답니다!

△메일은 일본에서 예로부터 먹어 왔고, 일본 각지에서 재배되는데, 일본의 면 문화는 어느 쪽인가 하면 동일본은 ‘메밀국수(소바)’가, 서일본은 ‘우동’이 강세를 보인다는 느낌이 있고, 생산량이 많은 지역도 역시 동일본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메밀 생산량으로 일본 제일을 자랑하는 곳이 제주도의 우호협력도시인 홋카이도(北海道). 특히 중앙부의 호로카나이초(幌加内町)는 시쵸손(市町村, 시∙읍∙면에 해당) 단위로 생산량 전국 1위를 자주 기록합니다. 광활한 홋카이도는 농산물 전반에 대해 생산량이 많지만, 특히 메밀에 대해서는 아침저녁 아주 큰 기온차를 보이는 기후가 많은 생산량에 큰 요인인 것 같습니다.

△이 홋카이도(北海道) 호로카나이초(幌加内町)를 사실은 2016년 11월에 광평리 마을관계자를 포함한 ‘제주메밀 육성사업단’ 여러분께서 방문하셨다고 하네요. 경위를 말씀드리자면, 2015년 9월, 일본의 ‘일반사단법인 전면협(全麺協)’여러분이 광평리를 방문해서, ‘제주전통의 메밀요리 체험’이벤트를 통해서 제주전통의 메밀요리 시식회에 참가. 이어서 2016년 11월에는 전면협 여러분이 다시 일본에서 제주를 찾아와서 일·한·중 메밀 문화교류 행사에서 메밀요리를 선보여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같은 달 11월에 제주메밀 육성사업단 여러분께서 일본을 방문했고, 일본 최대의 메밀 산지인 호로카나이초와 도쿄(東京)를 방문해서 전면협 여러분과 교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이, 광평리 마을 여러분은, 이러한 일본과의 교류의 기회도 통해서 메밀 요리 전문점의 노하우도 연구해 오셨던 것입니다. 메밀을 통한 제주와 일본의 인연, 기~이다란 메밀국수를 통해서, 우리가 찾아뵙기 전부터 이미 이어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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