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란 전시관 및 한란 자생지~일본에서도 관상화로 사랑받는 한란, 한국에서는 제주에만 자생하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2021/11/29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제주에서 근무한 이세끼 요시야스 전 총영사가 제주의 다양한 장소와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연재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제주와 일본의 깊은 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천연기념물 「제주 한란」

 일본에서 가까운 제주도에는 일본과 공통된 생물도 다수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한국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가 생물 서식의 북방한계지, 또는 구로시오·쓰시마해류를 타고 왔다는 등의 이유로 제주와 일본에서는 공통으로 서식하고 있지만, 한국 본토에서는 볼 수 없고 희귀하다는 이유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있습니다.

 이런 식물 중 하나가 ‘한란’. 한란은 난초과 보춘화속의 한 종으로, 추운 시기에 꽃이 피기 때문에 ‘한란(寒蘭)’이라고 불리는 동양란의 한 종으로서 관상용으로도 인기 있는 꽃입니다. 일본에서는 시즈오카현(静岡県)에서 서쪽, 류큐(琉球) 제도까지 분포하는데, 한국에서는 제주도에만 분포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주의 한란’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다, 서귀포시 상효동 한란 자생지도 한란 서식의 북방한계지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서귀포시를 대표하는 희귀한 꽃으로서, ‘시(市)의 ’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이세끼 요시야스 총영사는 한라산 기슭의 산중, 서귀포시 자생지 옆에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주 한란전시관’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한란자생지에 관해서도 관람시간 내에 관람이 가능한 산책로에 더해 1년에 한 번 “제주한란전시회” 때만 비공개구간도 개방된다고 하여 이 시기를 맞아 방문했습니다.
 

제주 한란전시회에서 한란을 통한 제주와 일본의 인연을 알게 됨

 ‘제주 한란전시관’에서는 이태훈 제주한란보존회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회원분께서 “제주한란전시회”와 보존회 회원분들이 직접 관상용으로 키운 한란 출품작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일본에서는 한란이 비교적 넓은 범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만, 관상용으로 인기가 있는 데다가 땅속에 숨어 있을 때도 있어서, 현재는 서식지에서도 찾아보기가 무척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주의 한란은 식물종 자체와 서식지가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서 잘 보호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보존회 회원분들에 따르면,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고민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는 한란보호로 인해 상거래가 금지되어 있어 애호가가 사망해 버리면, 모처럼 기른 우량종도 거기서 명맥이 끊어지게 된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제주도에서 가져가 다른 지역에서 전시하는 것도 허가 사항으로 되어 있어서, 한국 본토 애호가는 일본 또는 다른 외국에서 유래된 한란만 키울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제주의 한란은 인지도도 높아지지 않고, 더 나아가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좀처럼 커지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을 대표하는 희귀한 꽃인 한란에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 보존회 회원분들은 제주의 한란을 관상용으로 가꾸고 이번과 같은 전시회를 여는 등, 제주 한란의 우수성과 보호의 필요성을 호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상용 한란의 재배법에 관해서 일본 자료도 들여와 연구도 한다고 합니다. 또한 개인 차원에서 일본의 애호가와 SNS를 통해서 친구가 되어 작품을 서로 보여 주고 참고로 하는 등 제주와 일본의 애호가 간의 교류를 하는 분도 계시다는 것도 알려주셨습니다.
 

 

제주 한란 자생지 시찰

 또 한란 자생지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주 한란전시관’의 강승태 주무관님께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한란은 온난하고 개천 주변의 습기가 많은 곳, 제주의 경우 해발 약 120m~850m 사이 상록수림에서만 번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란의 자생지는 한라산 남쪽 기슭의 개천을 따라 좁은 폭으로 길게 펼쳐져 있는데, 현재는 전역이 울타리로 둘러싸여 감시카메라로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날 공개된 자생지에서는 한란 개체마다 하나하나 표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작년에 비해 개체 수가 증가되고 있어, 동행해 주신 보존회 회원분들께서는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다만, 이제 꽃이 필 시기에 접어든 상태였지만 꽃이 피어 있는 한란은 한 개체밖에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자생지라고는 하지만 엄격한 자연 상태에서는 꽃을 피우는 것도 힘든 일이라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근래에는 한국 본토의 남단부에서도 한란의 자생지가 발견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자연 보호를 위한 노력, 그에 대한 홍보와 균형, 기후 변동의 영향 등 지역의 여러분들이 고민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모습을 접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제주와 일본의 공통된 꽃인 한란을 통해 제주와 일본의 애호가들이 연결되고, 이를 지역의 여러분들이 제주의 한란 보호로 이어가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와 일본 간의 자연을 통한 관계가, 사람 간의 교류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감명 받은 방문이었습니다.
 

방문 관련사진


△전시회에서는 한란 꽃 감상 포인트도 친절하고 정중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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