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며 찾았어요, 제주의 ‘OKINAWA’

2021/3/19

 
 제주와 오키나와(沖縄)는 둘 다 외딴 섬의 지방자치단체이기도 하고, 각각 ‘탐라국(耽羅国)’, ‘류큐왕국(琉球王国)’으로서 교역을 통해 발전했던 시대가 있었다는 역사도 있어, 서로 의식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와 오키나와, 설마? 돼지가 맺은 인연

 제주를 방문한 적이 있는 오키나와 분이나 제주 분들로부터, 제주가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오키나와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만들었을 때도 ‘츄라우미수족관(美ら海水族館)’도 벤치마킹 했다는 것도 있었네요.
 또한 다른 오키나와 분으로부터는, "제주에도 ‘~루~(ふーるー)’가 있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후~루~’란 화장실 아래에 돼지가 기다리고 있는 구조의 오키나와의 전통적인돼지 화장실입니다. 제주에서는 ‘통시’라고 하는데, 시내에서 조금만 떨어진 동네에서도 1980년대쯤까지는 화장실이 ‘시’인 집도 많아, 밤에 가는 게 무서웠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습니다….


△제주의 ‘통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오키나와의 ‘후~루~’. 나하시에서 북서쪽 방향 해상 58km, 게라마(慶良間) 제도와 구메(久米) 섬 사이에 있는 도나키(渡名喜) 섬의 오래된 민가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총영사관 주변에도 제주와 오키나와 사이의 인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며 찾아보았습니다.
 

어라? 제주에도 석감당? 궁금해 지는 석비의 출처는···


△어슬렁어슬렁 걷다 발견한 제주의 ‘태산석감당’ 비석. 제주도내에 몇 군데 똑같은 것이 세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곧바로 총영사관 사무실을 나와 교차로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빌딩 앞 도로변에, ‘태산석감당(泰山石敢當)’이라고 쓰여진 비석을 발견! 오키나와에서는 T자로의 교차점 부분에, 액막이를 위해, 중국의 태산(泰山)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석감당(石敢當)’이라고 새겨진 비석이 세워져 있는 곳이 많습니다만, 이것이 설마 제주에도 있을 줄이야. 기대감을 안고 건물주에게 여쭤 보았더니, 빌딩이 T자로의 교차점에 있어서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풍수사의 추천을 받았다는 것. 아쉽지만 오키나와와의 직접적인 관계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석감당’은 여기저기 세워져 있습니다만, 오키나와 이외의 일본 각지에서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가고시마현 지란(鹿児島県知覧)의 부케야시키(武家屋敷) 거리의 T자로 교차점에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철도가 없는 제주에도! 공원에 증기기관차가!


△제주 삼무공원의 ‘미카3형’ 304호기. 철도마니아이신 당신을 위해, 일부러 찾기 힘든 눈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합니다.

 첫 번째가 헛수고로 끝난 뒤에도 어슬렁어슬렁 둘러 보았더니, 가까운 삼무공원에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발견. 철도가 없는 제주의 공원에 증기 기관차가 있다니, 마치 나하시(那覇市) 요기공원(与儀公園)의 D51형 증기 기관차와 비슷한 것 같지 않을까! 알아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삼무공원의 증기 기관차도, 요기공원의 D51형과 마찬가지로, 철도가 없는 제주의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로서, ‘본토’에서 가져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희미하지만 관계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삼무공원의 증기기관차는 1944년에 일본제 부품을 조선총독부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미카3형’의 304호기. 미카3형(제작 당시에는 미카사형이라고 불렸음)은 다수 제작되어, 철도 마니아 사이에서는 흔히 일본의 D51형에 비유된다고 하며, 이러한 점에서도 살짝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주에서 ‘OKINAWA’ 식당을 발견할 줄이야···!?

 더욱 열심히 어슬렁어슬렁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OKINAWA’라는 식당이 있지 않겠습니까? 제주에서 오키나와 요리를 먹을 수 있다니!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자리에 앉아 일단 가장 전형적인 오키나와 가정요리인 ‘고야참프르(여주볶음) 하나요’라고 하자, ‘아하하, 무슨 소리이신지~’. 건네받은 메뉴를 보니, 이게 뭐지? 생선회를 비롯 이른바 일식 메뉴가 즐비. 오키나와와 관련된 메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알탕정식을 먹고 왔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왜 식당 이름이 ‘OKINAWA’인지? 식당 분께 여쭤보았더니, ‘아니 뭐 ~, 사장님이, 제주와 오키나와는 왠지 비슷하다고 하고 해서, 식당 이름으로 정했죠~.’
 
 결국 그 후로도 제주에서 오키나와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집은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총영사관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산책만 해도 제주와 오키나와 사이에 느슨하지만 뭔가 관계성이 있는 것 같다고 왠지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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