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제주공생'~‘한국 고아의 어머니’ 다우치 치즈코 씨의 정신을 제주에서 계승

2022/1/21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제주에서 근무한 이세끼 요시야스 전 총영사가 제주의 다양한 장소와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연재 기사로 정리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제주와 일본의 깊은 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의 기사 내용은 연재 당시의 것으로, 일부 내용은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우치 치즈코(田内千鶴子) 씨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일본 고치현(高知県) 출신으로 당시의 조선으로 건너온 뒤 1928년 기독교 전도사인 윤치호 씨가 전라남도 목포에서 시작한 고아원인 ‘목포공생원’ 활동에 공명하여, 1938년에 결혼. 1951년 6∙25사변으로 남편이 실종된 후에도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목포에 남아 1968년 병으로 쓰러져 56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3천 명의 고아를 길러낸 인물입니다.
 다우치 치즈코 씨의 정신을 이어받은 시설이 제주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세끼 요시야스 총영사는 사회복지법인 ‘제주공생’에 윤영화(호적명:다우치 사카에 田内榮) 대표이사님 부부를 찾아뵈었습니다. 윤영화 대표이사님은 다우치 치즈코 씨의 4명의 자녀 중 막내라고 합니다.
 

다우치 치즈코 씨의 정신을 제주에서 계승하는 ‘제주공생’

 ‘목포공생원’을 운영하는 ‘공생복지재단’은 목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주에도 ‘제주공생’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쭤봤더니, 다우치 치즈코 씨를 아는 제주도청의 관계자로부터 노숙자 지원사업 위탁에 대한 의뢰를 받고 1987년1월부터 ‘공생복지재단’이 노숙인 재활시설 ‘제주시희망원’을 수탁 운영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윤영화 대표이사님 부부가 제주에 오게 되었고, 나아가 2001년 6월부터는 사회복지법인 ‘제주공생’으로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제주공생’은 부인이신 박정해 씨가 원장을 맡고 있는 정신요양시설인 ‘무지개 마을’, 노숙인 종합지원센터인 ‘희망나눔 종합지원센터’,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인 ‘공생하우스’,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그루터기’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공생’으로 이어진 제주와 일본의 인연

 그리고 ‘제주공생’은 일본과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우치 치즈코 씨의 장남이자 윤영화 대표이사님의 형이신 윤기(호적명:다우치 모토이 田内基) 씨가 이어받아 회장을 맡고 있는 ‘공생복지재단’은 오사카(大阪), 고베(神戸), 교토(京都), 도쿄(東京)에서 재일한국인들의 노인 요양 시설 ‘후루사토노 이에(故郷の家)’(고향의 집)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고코로노 가조쿠(こころの家族)’(마음의 가족)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재일제주인 분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제주공생’은 이러한 재일제주인 1세분들의 고향 방문 지원하고, 거기에 위로금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윤영화 대표이사님에 따르면, 제주도는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아서 일본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합니다. 제주도민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일찍이 제주도가 살기 어려웠던 시절, 재일제주인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제주도가 발전해 왔다는 것을 바탕으로, 이제야말로 그 공헌에 보답해 드려야 한다는 마음을 느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다우치 치즈코 씨의 정신을 이어받은 ‘제주공생’은 재일제주인 지원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참여함으로써 제주도민 여러분의 마음을 더욱 이끌어내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다우치 치즈코 씨는 1964년,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와 면담했을 당시, 기시 전 총리로부터 “현해탄 파도가 높아지면 당신이 한가운데에 서서 파도를 가라앉혀 주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다우치 치즈코 씨의 정신이 제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이 그것에 호응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 방문이었습니다.
 

방문 관련사진


△윤영화 대표이사님 부부로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각 시설의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주공생’의 사업은 제주도에 있어서 선구적인 것으로, 현재 이 밖에도 유사한 사업을 하는 시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많은 건물에 분산하여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일손이 필요하다는 등 운영상의 어려움도 많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재일제주인의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평상시라면 당연히 일본을 방문해 행사를 개최했을 터인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기부금을 송금하고, 행사는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법인 ‘고코로노 가조쿠(こころの家族)’(마음의 가족)가 운영하는 재일한국인 노인 요양 시설 ‘후루사토노 이에(故郷の家)’(고향의 집). 건강하셨을 때에는 매일 김치를 드시며 거의 한국어로만 말하며 생활하던 다우치 치즈코 씨가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어로 ‘梅干しが食べたい(우메보시가 먹고 싶다)’라고 말한데 대해 장남 윤기 회장님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것이 김치와 우메보시 둘 다 먹을 수 있는, 조국을 떠나온 어르신들에게 고향의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재일한국인 노인 요양 시설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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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재일제주인을 통해서 보는 제주와 일본 관계의 역사
https://www.jeju.kr.emb-japan.go.jp/itpr_ko/11_000001_001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