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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연수단 참가자 감상문

작년에 개최된 제13회 고교생말하기대회, 대학생일본어작문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제주 대학생 및 고교생 방일연수단20명이 일본정부의 초청을 받아 올해 1월 14일(월)부터 24일(목)까지
10박11일간의 일정으로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였습니다.

이번연수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동북지방의 현상과 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즈나(인연)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피해지역방문 뿐만아니라 홈스테이나 유적지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연수를 통해 느낀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단원 3명의 감상문을 이하와 같이 축약하여 게재합니다.


올해도 고교생일본어말하기대회나 대학생일본어작문콘테스트,일반공모를 통해
방일연수단이나 큐슈연수단을 선발할 예정이오니 여러분들의 밚은 관심,참가를 기대하겠습니다.


kizuna3    

 

 

<제주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과정 김지희>

 

2013년 1월 일본을 다녀오다.....
첫해 첫달 그리고 14일..... 일본행에 몸을 실으며 내게는 일본 방사능의 위험, 낯선 지역에서의 두려움, 지진의 염려 따윈 없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 나서는 아이처럼 설레고 기대되는 특히 혼자의 여행이 아닌, 너무나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셨다는 걸 알기에 여행보다는 무언가를 깨닫고 얻고 배우고 올 수 있다는 마음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스무살 하고도 끝.. 그 끝을 향해 달려가는 내게 이번 여행을 통해서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한국을 떠나 만나게 될 일본은 어떤 문화의 모습일까 계속되는 궁금증에 설레임도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연수를 다녀온 지금 돌이켜보니 이번 연수를 통해 처음 가졌던 그 마음, 기대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배워온 것 같다. 평소 자연환경변화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 3.11동일본대지진이 가져온 많은 변화와 그러한 재해를 견디고 극복해나가는 일본의 현재 모습은 같은 시대를 사는 젊은이로써 마음 한켠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일본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작은 감동으로 전해져 큰 배움으로 다가왔다.

일본어가 서툴러 우여곡절이 있었던 팜스테이에서 '오카상'(어머니)과 '오토상'(아버지)이 3.11 지진으로 전업이던 버섯농사를 하지 못하고 실업하게 되었지만 받아들이고 오히려 젊은 우리를 걱정하며 앞으로의 진로와 미래를 걱정해주시던 모습이 정말 부모님이셨다. 팜스테이 마지막 밤..... 새벽1시까지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저 마지막임이 아쉬워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했던 시간들이 지금 돌이켜보니 꿈만 같다.

피재지지역시찰과 다도문화체험도 일본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단순히 차만 시음해보는 줄 알았는데 전통 기모노를 입고나와 자세히 시현해주시는 모습에서 그들의 전통을 알리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나를 위한 차가 아닌 옆 사람에게 정성들여 차를 만들어줌으로써 나눔과 배려의 문화를 엿볼수 있었다.

그저 여행이였다면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많이 배우고 왔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섬세함과 배려의 문화, 어려움을 이겨내는 의지와 희망..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부재와 행정의 안일함이 더 큰 상처와 재해를 가져온 한 사례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는 내게도 큰 공부가 됐다. 이번 연수를 계기로 시작되는 2013년에는 일본어 공부를 해볼까 한다. 연수를 통해 좋은 친구들과 큰 배움을 얻었다. 그래서 다시 찾고 싶은 일본.... 이번연수의 기회를 준 영사관과 한일문화교류기금에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평생 잊지못할 것 같다. 특별하고 의미있었던 2013년의 일본연수....


<제주대학교 경상대학 경영학과 강형민>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치적, 역사적으로 우리와 얽히고 설킨 ‘가깝고도 먼 나라’ 이다.
그리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일본은 언제나 우리가 이겨야 되는 ‘라이벌’의 대상 이었다. 그러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행하던 시절 만나게 된 ‘SHIBATA'라는 일본인 친구의 친절과 도움은, 나로 하여금 그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내가 직접 찾아가서 한번 일본이라는 나라와 그들의 문화를 알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운좋게도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방일연수단의 일원으로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이번 방일연수단 ‘키즈나 프로젝트’의 핵심은 크게 ‘지진해일 피해지역 답사’와 ‘문화 체험 및 양국의 우호증진’의 2가지 타이틀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먼저, 이와테 현의 지진해일 피해 지역을 답사하면서 나는 만감이 교차하였다. 동일본 대지진의 발생 당시 나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쓰나미 피해를 영상을 통해 보면서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 이라 생각하며 지금껏 잊고 지내며 살아 왔었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아직도 곳곳에 남겨진 그날의 잔해들과 흔적들, 그리고 가이드 분들의 생생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것은 정말 비극적인 동시에 얼마나 큰 재앙이었는지를 느끼게 되었고 그동안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애도와 묵념의 시간을 통해,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죄없이 고인이 되버린 피해자분들을 생각하니 너무 슬펐고,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재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피해지역에서의 절망이나 좌절보다는 무언가 희망과 기적을 더 많이 보았다.

자신들도 피해를 입고도 다른 이웃들을 위해 과자를 배급한 ‘사이토 제과’를 통하여, 그날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밝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그날의 아픔을 기억해달라며 우리를 안내해주시던 자원봉사자 분들의 모습에서,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수많은 관계부처의 복구와 부흥에 대한 강한 의지의 모습에서 어쩌면 이 재해를 교훈삼아 이웃간 서로 더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아름다운 세상이 더 빨리 찾아 올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우리들의 방문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상처를 한번에 씻어 내려줄 수는 없겟지만,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점을 그분들께서도 아셨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문화체험 및 양국의 우호증진으로 이와테현에서의 팜스테이 및 외무성 방문, 요코하마 국립대학 방문, 다도체험 등의 프로그램들을 경험하였다. 특히, 팜스테이를 하면서 실제 일본인들의 의식주 생활이나 전통과 문화를 짧게나마 경험하게 되어 좋았고, 마치 친아들 처럼 항상 친절하고 우리들을 위해 주는 모습에서 적잖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나에게도 새로운 할아버지, 할머니, 형, 동생이 생긴 것 같아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나는 참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것을 느꼇고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내가 본 그들은 많은 경제적 발전을 이룬 선진국이면서도 사치보다는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잊지 말고 계승시키려는 노력이 상당하며, 언제 어디서나 정직함과 친절함으로 사람을 대하고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지키는 모습 등에서 많은 감탄을 하게 되었다.

이번 10박 11일의 방일연수단 프로그램 활동을 통하여 내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양국간의 교류가 활발해졌으면 좋겠고 이제는 더 이상 ‘라이벌’ 이 아닌 ‘친한 친구’로써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

 
<삼성여자고등학교 1학년 이지현>
 

어젯밤 꿈을 꿨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에 있었다. 갑자기 교실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진동이 지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진동이 잠시 멈추었다. 다들 어리둥절해 할 때 창문 밖으로 거대한 파도가 보였고, 그 기세 좋은 파도는 창문을 깨부수고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잠에서 깼다.

멍한 기분으로 침대에 앉아 있다. 그러더니 일주일 전 다녀온 피재지의 모습이 눈에 겹쳐졌다. 소름이 돋았다. 2011년 3월 11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던 사람들에게 닥친 거대한 쓰나미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나는 그 날 무엇을 했었을까. 이런 회상을 해보게 되었다. 나 역시 그들과 다름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그들과 다른 점은 나는 쓰나미를 경험한 것이 아니라 TV를 통해 보고 있었다.

마치 사건현장 바깥에서 수군거리며 쳐다보는 마을 주민들처럼. NHK채널을 틀어놓고 멍하니 ‘안타깝다’보다는 ‘신기하다’에 더 가까운 감정이었다.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더 냉담했다. 심지어는 ‘잘됐다’라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날수록 ‘동일본 대지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냥 ‘큰 지진’이라는 인식만이 남아갔고,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지나가자 그들의 어렴풋한 기억 속으로 사라져갔다.
지난 10일 간의 연수에는 단순한 여행의 의미가 아닌 사라져가는 이 슬픈 사건을 다시금 떠올리고자하는 속 깊은 사정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나의 가슴에는 피재지의 자원봉사자 분들의 말씀이 깊이 남아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이 마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동일본 대지진, 이 슬픈 사건보다 더 슬픈 건 이 슬픔이 잊혀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나였더라면 다 끝난 것 같은 그 시점에서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 그런 힘이 있었을까.
만약 나였더라면 끔찍하게 아픈 기억을 일부러 기억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기고자 노력했을까. 깊은 반성을 해본다.
그래서 우리도 과거의 감정에만 연연하지 말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일본인에게는 침착함 뿐만 아니라 강함이 있다. 쓰러진 마을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강함, 아픈 기억을 다시 들춰내 후대의 기억 속에 남겨주려 하는 강함. 그들의 감함을 배우고 난 뒤 도쿄의 야경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뭐였을까.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가끔 멍하니 앉아있으면 연수 중 만났던 많은 분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피재지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님들과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눈물 흘리며 보내주시던 팜스테이 가족분들, 미숙한 일본어도 잘 들어주고 우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 하던 미타카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도 보인다. 모든 일정 중 우리의 귀와 입이 되어주신 통역사선생님들도 보이고 모든 일정을 책임져주시던 JICE선생님들도 보인다. 그리고 같이 10박11일의 연수를 같이 한 연수단원들도 보인다.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 인연들이라고 믿는다. 단 11일, 아니면 더 짧게 만난 사이지만 ‘만났다’는 그 인연 하나만으로 나는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인연을 만들고 그들을 통해 배운 세상에 감사하고 앞으로 만들어 갈 세상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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